"전 직장 영수증은 안 내도 5월에 알아서 합쳐진다." 5월에 합칠 수 있다는 데까지만 맞는 말입니다. 합치는 일은 본인이 직접 신고해야 끝나고, 두 회사가 따로 정산했다면 5월에 세금을 더 내는 쪽이 보통이에요. 그냥 두면 가산세까지 붙습니다.
"전 회사 영수증? 그거 안 내도 돼. 5월에 알아서 합쳐진대."
이번 주 월요일 밤, 단지 정문 앞에서 학원 버스를 기다리던 동네 친구가 한 말입니다. 여름에 직장을 바꾼 친구는 새 회사 인사팀 메일을 막 읽은 참이었어요.
저도 같은 버스에서 내릴 아이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저는 2015년부터 한 회사만 다녀서 이 서류를 떼 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이건 알았습니다. 5월에 합칠 수는 있지만 알아서 합쳐지지는 않습니다. 본인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고, 그때 세금을 더 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버스가 떠난 뒤 집에 올라와 친구에게 계산 두 개를 보냈어요. 친구처럼 회사를 옮긴 경우, 그리고 퇴사하고 쉬는 경우입니다.

이직자 연말정산, 근무지가 두 곳인 해에 법이 열어 둔 길 두 개
한 해에 월급을 준 회사가 둘이면 세금은 두 월급을 더한 금액으로 셉니다. 더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 새 회사 연말정산 때 전 직장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내고 함께 정산
- 못 냈다면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로 직접 합치기
1번은 소득세법 제138조 재취직자 조항입니다. 새 회사가 두 회사 급여를 더해서 연말정산을 해 줍니다.
2번은 제73조에 있어요. 근로소득만 있으면 보통 5월 신고를 안 해도 되죠. 그런데 두 곳에서 받고 안 합쳤다면 이 예외에서 빠집니다.
국세상담센터 안내도 같은 얘기입니다. 한 회사에서 합쳐 정산하지 않았다면 5월 확정신고를 해야 가산세가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퇴사하고 다시 취업하지 않은 분도 있죠. 이때는 퇴사하는 달 월급을 줄 때 회사가 한 번 정산합니다. 이걸 중도퇴사자 연말정산이라고 부릅니다.
출처: 소득세법 제138조(재취직자), 제73조 제2항(두 곳 이상), 국세상담센터 편리한 연말정산 Q&A.
7월에 옮긴 해와 6월에 그만둔 해, 두 사례를 한 표에?
같은 사람이 상반기에 2,400만원을 받았다고 놓고 하반기만 바꿔 봤습니다. 사례 1은 7월에 새 회사로 옮겨 같은 금액을 더 받았습니다.
사례 2는 6월 말에 그만두고 남은 반년을 쉬었습니다. 그사이 받은 건 실업급여뿐이고요.
| 상반기 급여 | 2,400만원 | 2,400만원 |
| 하반기 | 새 회사 급여 2,400만원 | 실업급여(세금 없음) |
| 회사 정산 | 두 회사가 따로, 결정세액 23.9만원씩 | 퇴사 때 한 번, 결정세액 23.9만원 |
| 5월 신고 | 두 급여 합쳐 신고(해야 함) | 카드·연금저축 넣어 신고(선택) |
| 5월 결과 | 262.5만원 더 냄 | 최대 23.9만원 돌려받음 |
표의 세금은 국세만 셌습니다. 지방소득세 10%가 같이 더 붙거나 같이 돌아와요.
두 사례는 5월 신고의 성격부터 다릅니다. 사례 1은 안 하면 가산세가 붙는 신고이고, 사례 2는 하면 돌려받는 신고죠.

사례 1이 왜 이렇게 더 내는지는 세율 구간에서 보입니다. 따로 셀 때 과세표준은 1,365만원이라 6% 구간에 머물렀죠.
합치면 3,435만원, 15% 구간으로 올라갑니다!!
소득이 갑자기 늘어난 게 아닙니다. 원래 그만큼 벌었는데 두 번 나눠 셌던 것뿐이에요.
그럼 나눠 세면 세금이 얼마나 덜 걷히는지, 한 줄씩 따라가 보겠습니다.
따로 정산하면 왜 덜 걷힐까, 총급여 4,800만원으로 다시 세어 보니
10월 14일, 지금 시행 중인 조문 그대로 다시 세어 봤어요. 계산에 넣은 공제는 네 가지뿐입니다.
- 근로소득공제(제47조)
- 본인 기본공제 150만원
- 근로소득세액공제(제59조)
- 표준세액공제 13만원
4대보험료나 카드 공제는 일부러 뺐습니다. 공제가 더 들어가면 금액은 줄지만,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똑같습니다.
| 총급여 | 2,400만원 | 4,800만원 |
| 근로소득공제 | 885만원 | 1,215만원 |
| 과세표준 | 1,365만원 | 3,435만원 |
| 산출세액 | 81.9만원 | 389.25만원 |
| 근로소득세액공제 | 45.05만원 | 66만원 |
| 표준세액공제 | 13만원 | 13만원 |
| 결정세액 | 23.9만원(두 곳 47.7만원) | 310.3만원 |
따로 셀 때는 근로소득공제와 기본공제가 회사마다 한 번씩 들어갑니다. 제47조 제5항은 두 곳 급여를 더한 금액으로 한 번만 공제하라고 정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두 회사가 정산한 세금은 합쳐 47.7만원인데, 실제로 낼 세금은 310.3만원입니다. 5월에 262.5만원을 더 내야 맞아요.
억울해할 돈은 아닙니다. 퇴사 때와 새 회사 연말정산 때 덜 걷힌 몫을 채우는 거니까요.
새 회사에 전 직장 영수증을 미리 내면 이 차이는 2월 연말정산에서 정리됩니다. 5월에 목돈을 한 번에 낼 일이 없어집니다.
더 낼 세금이 10만원을 넘으면 회사가 2월부터 4월 월급에서 나눠 뗄 수도 있습니다. 제137조 제4항에 있는 내용입니다.

출처: 소득세법 제47조(근로소득공제), 제55조(세율), 제59조(근로소득세액공제), 제137조(연말정산).
중도퇴사자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카드보다 연금저축이 컸습니다
이번엔 사례 2입니다. 6월 말에 그만두고 다시 취업하지 않았다면, 퇴사하는 달에 회사가 정산을 끝냅니다.
이때 공제 서류를 따로 내지 않았다면 들어가는 게 많지 않습니다. 제137조 제3항대로 본인 기본공제와 표준세액공제만 들어갑니다.
카드도, 의료비도, 연금저축도 빠진 채 끝나는 거죠. 이건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로 넣으면 됩니다. 한 곳에서만 받았으니 의무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넣을 수 있는 돈에는 기간이 있습니다.
- 회사에 다닌 기간에 쓴 돈만: 신용카드·체크카드, 의료비, 보험료, 교육비
- 1년 전체가 들어가는 돈: 연금저축·IRP에 넣은 돈, 국민연금 보험료
이 기간 구분은 조문보다 국세청 실무 기준에 가깝습니다. 애매한 지출은 신고 전에 국세상담센터(126)에 물어보세요.
사례 2에 상반기 신용카드 900만원을 넣어 봤습니다. 소득공제가 45만원 생깁니다.
그런데 돌려받는 세금은 1.2만원이었습니다. 과세표준이 6% 구간이라 공제가 커도 세금이 크게 줄지 않거든요.
12월에 연금저축 300만원을 넣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라 공제율은 15%입니다. 세액공제 45만원이 붙어서 퇴사 때 낸 23.9만원을 전부 돌려받습니다.
전부에서 멈추는 이유도 있습니다. 돌려받는 돈은 이미 낸 세금까지라서, 결정세액이 0원이 되면 그 위로는 더 나오지 않습니다.

퇴사한 해에 연금계좌를 얼마나 채울지는 결정세액으로 거꾸로 세는 법과 같이 보면 빨라요.
사례 1 쪽 위험도 적어 둡니다. 두 곳 급여를 5월까지 합치지 않고 넘기면, 나중에 더 낼 세금을 따로 맞추게 됩니다.
이때는 그 세금의 20%가 무신고가산세로 붙을 수 있습니다. 늦게 낸 날수만큼 붙는 가산세도 더해집니다.
출처: 소득세법 제137조 제3항, 제59조의3(연금계좌세액공제), 국세기본법 제47조의2(무신고가산세)·제47조의4(납부지연가산세).
결국 가산세는 서류 한 장을 안 낸 값인 셈입니다.
서류는 어디서 떼는지, 실업급여는 어떻게 되는지 같은 남은 궁금증은 아래에 모았습니다.
이직·퇴사한 해에 헷갈리는 세 가지, 실업급여부터 서류 떼는 곳까지
그날 정문 앞에서 친구가 덧붙여 물은 것도 같이 넣었습니다.
Q1. 실업급여도 연말정산에 넣어야 하나요?
아니요. 고용보험법에 따라 받는 실업급여는 소득세법 제12조가 정한 세금 없는 소득입니다. 총급여에도 들어가지 않아요.
Q2. 전 직장 원천징수영수증은 어디서 받나요?
가장 빠른 건 전 회사 인사·총무 담당자에게 부탁하는 겁니다. 법으로도 전 회사는 마지막 월급을 준 다음 달 말일까지 이 영수증을 내줘야 합니다.
회사가 국세청에 지급명세서를 낸 뒤라면 홈택스에서도 조회할 수 있습니다.
Q3. 5월 신고까지 놓쳤다면요?
사례 2처럼 공제를 빠뜨린 쪽은 5년 안에 경정청구로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경정청구를 넣는 홈택스 화면은 놓친 월세를 경정청구로 되찾는 순서에 적어 둔 곳과 같습니다.
사례 1처럼 안 합친 쪽은 기한후신고로 하루라도 빨리 내는 게 가산세를 줄이는 길입니다. 마감 뒤 한 달 안에 신고하면 무신고가산세가 절반으로 줄어요.
출처: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 마목(실업급여 비과세), 국세기본법 제45조의2(경정청구 5년)·제48조(가산세 감면), 소득세법 제143조(원천징수영수증 발급).
이직한 해에 적어 둘 날짜는 11월·2월·5월
회사를 옮긴 해라면 날짜 세 개만 챙기면 됩니다.
- 11월: 전 회사에 원천징수영수증 부탁하고, 홈택스 미리보기로 카드 사용액 보기
- 2월 월급 전: 새 회사 연말정산 서류와 함께 전 직장 영수증 내기
- 5월 31일: 2번을 놓쳤거나 퇴사 후 쉬었다면 종합소득세 신고
2번에서 끝내면 3번은 필요 없습니다. 영수증 한 장이면 5월 일정이 통째로 빠지죠.
2026년에 번 돈의 신고 마감은 2027년 5월 31일(월)입니다. 1번 미리보기를 보는 순서는 11월 홈택스 연말정산 미리보기 보는 법에 단계별로 적어 두었습니다.
퇴사하고 쉬고 계신 분이라면 12월이 남아 있습니다. 연말 전에 연금저축이나 IRP에 넣은 돈은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5월 신고에 들어가거든요.
올해 회사를 옮기신 분은 영수증부터 받아 두세요. 퇴사하고 몇 달 안 됐을 때 부탁하는 게 서로 편합니다.
친구는 다음 날 점심에 전 회사 인사팀에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PDF를 받아 새 회사 담당자에게 넘긴 뒤 보낸 메시지는 짧았어요. "5월은 비워 둬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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